천사

붓에서 생명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그 붓을 움직이기 위한 이야기, 즉 붓이 가는 길을 안내하기 위한 서사가 필요합니다. 안겔리키 안겔리디스는 이번에 아테네 시립 예술 센터에서 열릴 첫 번째 개인전에서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천부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하고자 합니다.

그녀는 대형 캔버스에서 아시아와 그리스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함께 조명하려 합니다. 이는 한국의 심볼, 색채, 문양 등의 그녀를 매료시킨 모든 것들과 그녀 자신이 아시아 국가의 “신화”라고 여기는 것들을 전달하려는 한 개인으로서 한국 문화를 흡수해 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최근몇년동안안겔리키는한국문화에서창조적인영감을받았습니다.그는한국현대예술작품분야의수많은것들을 직접 찾아서 열정적으로 읽고, 듣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에 대해 본인이 직접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어 또한 집중적으로 공부해 왔습니다. 그녀를 사로잡은 것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이나 K–드라마와 같은 대중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녀의 모험적인 여정을 단순한 게임으로 보거나 사실상 요즘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한류라는 유행에 편승한 ‘한몫 잡기’로 착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는 이러한 요즘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는 유행의 이면에 있는 ‘무엇이 한국인 개개인을 한국인으로 만드는가’하는 것들에 감동받았습니다. 동양 철학의 전통적인 지혜와 정신은 그녀가 여러분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이자, 아마도 그림 속의 그녀 자신의 대화이며 이는 그녀의 삽화로 완성됩니다. 우리에게는 가장 단순하고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것들의 소리가 안겔리키 안겔리디스가 색채로 나타내고자 하는 예술 창작의 원천이 됩니다.

‘그런 후에 빛이 있었다’라는 제목의 그녀의 작품 여정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빛과 한편으로는 그것의 부재를 의미하는 그림자가 그녀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면서 그녀의 작품에 영감을 준 형이상학적인 숨결을 의미합니다.

안겔리키 안겔리디스의 한국에 대한 동경은 모든 이질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생성의 기초가 되는 특징들을 강조함으로써 사물의 이상화(理想化)와 변신을 이끌어 냅니다. 이는 내부적으로 다른 관점의 시각을 필요로 하는 인고하는 개인의 성장 과정이 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의 위대한 화가 니코스 하지키리아코스 기카스가 또 다른 거장 건축가 디미트리스 피키오니스에게 쓴 글에서 아시아의 문화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시아의 예술은 그 형태의 다양성과 감수성을 표현해 내는 정교함에 있어서 능가하기 어려운 창조적 기술을 증명합니다. 그들의 예술적 감수성은 우리와 전혀 다르고 우리가 근접하거나 모방할 수 없으며, 이는 아마도 우리는 모르는 수 많은 것들이 전제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번에 친분을 쌓아감에 따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 하나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심금(心琴)입니다.’

정신적인 고양의 상징으로 풍부한 색채의 나무들, 과감한 꽃 장식들, 즉흥적으로 만들어진 로제트들은 흡사 화가가 바다의 창자 속에서 알려지지 않은 묘사들을 끌어내는 것처럼 수생 질감의 세계로부터 나옵니다. 안겔리키 안겔리디스는 속세를 벗어난 또 다른 세계의 아름다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그녀의 작품 속에서 대상의 피상적 형태를 충실하게 따르는 대신에 오직 자신의 감각만으로 그림을 완성하고자 했습니다. 벚꽃에서 활기 넘치는 공작새에 이르기까지 대상의 형태와 덩어리의 본질을 포착하는 것을 구실 삼아 그녀는 그것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재해석하여 작품으로 완성하였습니다.

그녀는 한국적인 ‘구절’과 상징들에게서 유래한 그녀의 감정 세계를 그리스와의 유사성과 연결 고리, 그 외 상응하는 점들을 찾아감으로써 표현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불타는 혀를 가진 태양과 때로는 시계로 때로는 모래 시계로 표현되는 시간과 나무 뿌리와 그 가지들은 서양과 동양 그리고 한국과 그리스가 만나는 접점들, 즉 공통의 언어를 함께 만들어 냅니다.

안겔리키 안겔리디스는 사물에 대한 타고난 시각을 지녔습니다. 자연스러우며 정직한 그녀의 예술은 그녀가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내면 세계로 우리를 인도합니다. 그곳은 생명력과 낙천성이 솟구치는 즐거운 세계입니다. 그녀는 그림 그리는 조명 아래에서 재창조되었으며, 그녀 자신을 실례로 들어 여러분들께서 다음과 같은 말을 가슴에 간직하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신발을 신으면,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녀는 벅찬 감정을 품고 창조해낸 자신의 ‘여행 가방’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자신을 “천사” (天

요르고스 밀로나스
미술사학자

Angeliki Angelidi The Artist
Angeliki Angelidi The Artist